-는데 하나로 세 가지를 한다
「-는데」는 한국어 대화에서 정말 자주 나오는데, 정작 뜻을 물으면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표현 하나가 세 가지 다른 일을 합니다.
맞서는 내용을 이을 때
가장 먼저 배우는 쓰임입니다. 「-지만」과 비슷한데, 「-지만」보다 훨씬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들립니다.
값은 비싼데 맛있어요.
값은 비싸지만 맛있어요.
뜻은 같지만 「-는데」 쪽이 대화에서 훨씬 많이 들립니다. 「-지만」은 어딘가 또박또박 설명하는 느낌이 남습니다.
본론 앞에 사정을 깔 때
두 번째 쓰임은 맞서는 내용이 전혀 아닙니다. 본론을 꺼내기 전에 상황을 먼저 설명해 주는 것입니다.
여기서 「내일 시험이 있는데」는 뒤에 나올 부탁의 이유를 미리 깔아 주는 자리입니다. 한국어 대화는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지 않고 이렇게 사정을 먼저 까는 경우가 많습니다.
말끝을 열어 둘 때
세 번째는 문장을 아예 「-는데요」로 끝맺는 것입니다. 다 말하지 않고 여운을 남겨, 상대의 반응을 기다리는 말투입니다.
B의 대답이 「제가 만들었어요」였다면 그냥 사실 전달로 끝났을 것입니다. 「만들었는데요」로 끝맺으면서 상대가 어떻게 반응할지 살짝 기다리는 느낌이 남습니다.
그래서 셋을 어떻게 가르나
문장이 끝나지 않고 뒤에 다른 말이 이어지면 첫 번째나 두 번째이고, 뜻으로 갈립니다. 문장이 「-는데요」로 뚝 끊기면 세 번째입니다.
- 뒤에 맞서는 내용이 오면 → 대조
- 뒤에 부탁·질문이 오면 → 사정 깔기
- 문장이 거기서 끝나면 → 여운 남기기
셋 다 형태가 똑같아서 문법책만 봐서는 구분이 잘 안 붙습니다. 실제 대화나 드라마 대사에서 어떤 자리에 나오는지를 눈여겨보는 편이 빠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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