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댓말과 반말 — 교재가 잘 안 알려 주는 부분
한국어 교재는 대개 「-아요/어요」로 시작해서 「-아요/어요」로 끝납니다. 그러다 한국 드라마를 보면 아무도 그렇게만 말하지 않고, 실제로 사람을 만나면 언제 말을 놓아야 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 글은 그 사이의 이야기입니다.
먼저, 안전한 답
해요체 하나면 거의 다 됩니다. 과하게 딱딱하지도, 무례하지도 않습니다. 처음 배우는 사람이 굳이 다른 말투를 서둘러 익힐 이유는 없습니다. 아래 이야기는 「그다음」에 대한 것입니다.
말투는 크게 넷
- 합쇼체(-습니다/-십니까) — 발표, 뉴스, 처음 뵙는 자리, 손님을 맞는 자리
- 해요체(-아요/어요) — 일상 대부분
- 해체 = 반말(-아/어) — 친구, 아랫사람, 가족
- 해라체(-(느)ㄴ다) — 사람에게 말할 때가 아니라 글에 쓰는 말투입니다. 신문, 논문, 책
마지막 것이 특히 오해를 삽니다. 「-(느)ㄴ다」는 반말이 아니라 글말입니다. 이걸 모르고 읽으면 신문이 독자에게 반말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 — 말투와 높임은 다른 축이다
여기가 학습자가 가장 오래 헷갈리는 자리입니다. 누구에게 말하느냐(말투)와 문장 속 주어가 누구냐(-(으)시-)는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동생이 집에 가요. (해요체, 높임 없음)
할머니께서 집에 가세요. (해요체 + -(으)시-)
둘 다 듣는 사람에게는 똑같이 해요체로 말하고 있습니다. 달라진 것은 문장 안의 주어가 웃어른이냐 아니냐입니다. 그래서 친구에게 반말로 말하면서도 할머니 얘기를 할 때는 「할머니 주무셔」처럼 -(으)시-가 들어갑니다.
몇몇 낱말은 아예 통째로 바뀝니다.
- 먹다 → 드시다 · 잡수시다
- 있다 → 계시다
- 자다 → 주무시다
- 말하다 → 말씀하시다
- 주다 → 드리다 (내가 웃어른에게 줄 때)
반말은 언제 쓰나
규칙보다 기준 하나를 기억하는 편이 낫습니다. 확실하지 않으면 존댓말입니다. 존댓말로 실수하면 「좀 딱딱한 사람」에서 끝나지만, 반말로 실수하면 관계가 상합니다. 두 실수의 값이 전혀 다릅니다.
반말로 넘어가도 되는 자리는 대체로 이렇습니다.
- 상대가 먼저 「말 놓으세요」라고 했을 때 — 이게 가장 확실합니다
- 확실히 나이나 지위가 아래이면서 이미 친해진 사이
- 아이에게
나이가 같아도 처음 만나면 존댓말로 시작합니다. 한국에서 처음 만난 사람에게 나이를 묻는 것이 무례가 아닌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 말투를 정하려면 필요한 정보라서 그렇습니다. 그리고 한쪽만 말을 놓는 것은 어색하니, 넘어갈 때는 대개 서로 확인하고 같이 넘어갑니다.
시험에서는 또 다르다
TOPIK II 쓰기 53·54번은 글말(-(느)ㄴ다)로 써야 합니다. 「-습니다」로 쓰면 감점입니다. 말하기에서 안전했던 습관이 시험에서는 그대로 감점 요인이 되는 셈입니다. 실제로 흔한 실수라, 이 사이트의 쓰기 연습 문항에는 문항마다 감점 요인을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연습할 곳
- 존댓말 -(으)시- 사람에 맞게 바꾸기 — 같은 문장을 주어만 바꿔 다시 써 보는 레슨 세 개
- 격식·비격식 화법 4단계 매칭 — 회의·술자리·사설처럼 상황을 주고 말투를 고릅니다
- 서술체와 반말체 — -(느)ㄴ다와 반말체를 나란히 놓고 봅니다
말투는 문법처럼 맞고 틀리고가 아니라 관계를 드러내는 장치라, 규칙만 외워서는 잘 안 붙습니다. 드라마나 예능을 볼 때 누가 누구에게 어떤 말투를 쓰는지를 한 번씩 짚어 보면 생각보다 빨리 감이 옵니다.